2014. 8. 9. 22:42ㆍ일상/여행기
경상북도 영주여행 - 소수서원 선비촌
기대했던 내성천과 무섬마을이 아이들과 같이 즐기기에 적당하지 않아서, 급하게 다음 목적지를 찾았습니다. 지도를 보니 다행이 교과서에서 배운 소수서원, 부석사와 선비촌이란 곳이 눈에 띄었습니다. 위치도 비슷해서, 오후 일정을 그쪽에서 보내기로 하고, 영주댐이 완공되면 물속으로 사라질 평은면을 지나 소수서원으로 향했습니다.
우리나라 최초의 사액서원이고, 일단 교과서에서나 배웠던 곳이라, 나름 관심이 가는 곳이었습니다. 오래된 소나무숲에 둘러싸인 서원은 한 여름에도 더위 걱정없이 열심히 공부할 수 있는 곳이더군요. 서원 안쪽을 흐르는 냇가도 시원했습니다.
숙수사지 당간지주 (보물59호)
주차장에서 서원을 향해 들어가면 눈에 띄는 당간지주입니다. 절에서 행사가 있을 때, 그것을 알리는 깃발을 매달던 깃대를 고정하는 것이라고 하는데.. 소나무숲에 둘러 쌓여 잘 보일지 모르겠습니다. 이곳에 있는 당간지주는 통일신라시대 숙수사라는 절의 당간지주라고 합니다. 절은 사라졌으나 당간지주는 남아서 그 흔적을 이야기해 주고 있네요.
아이들은 건물이나 나무, 돌 등에 관심이 없어서.. 대략 둘러보고, 선비촌으로 향했습니다. 옛 선비들의 생활과 문화를 경험할 수 있는 곳이라 했는데, 요즘 아이들은 잘 볼 수 없는 것들을 체험할 수 있어서 아이들은 좋아하더군요.
입구에 있는 포토존인데, 날씨도 덥고, 표정이 정말 마당 쓸기 싫어하는 마당쇠가 되었네요.
다행이 근처의 한 집에 들어갔더니, 할머님들이 다듬이질을 하고 계십니다. 선비촌의 운영이 어떻게 되는지 잘 모르겠지만, 정식 직원분들이 아닌, 이웃집 할머니 할아버지 같은 분들이 계시면서 이것저것 알려주시더군요. 정말 친근한 분들이었습니다. 아이들도 잘 따라하네요.
이 할아버님은 거나하게 약주를 드시고 이렇게 알려주십니다. 정말 동네 할아버님이세요. 남자는 다듬이질 같은거 하는게 아니라고, 이렇게 지게를 지워주십니다. 첫 째는 저 지게에 짐이 얼마나 올라가는지도 모르고 좋아하네요.
다음은 절구질인데.. 역시 남자가 하는게 아니라고, 마눌님에게 절구를 맞깁니다. 아이들은 구경만 하게 하시더군요.
장소를 좀 더 옮겨보니, 투호를 할 수 있는 곳도 있고, 옛날 기와집 마루에 앉아서 쉬기도 하니, 날씨는 덥지만 재미있게 이곳 저곳 둘러볼 수 있었습니다.
마지막으로 소수박물과에 들러서 탁본을 떠봤습니다. 나름 쉽게 해볼 수 없는 체험인데. 표정이 그리 밝아 보이지는 않네요. 역시 아이들은 밖에서 이것저것 몸으로 해보는 것들이 재미있나 봅니다.
소수서원, 소수박물관, 선비촌, 한국선비문화수련원등은 한 장소에 몰려있습니다. 저희는 아래쪽 주차장에 주차를 하고 방문했는데, 위쪽 주차장이 여러곳을 구경하기에는 더 좋을 듯 싶습니다. 때 마침 이 때, 선비촌 앞에서 복숭아 품평회 같은 것을 하더군요. 복숭아 시식도 하고, 맛도 좋길래 저희도 한 박스를 사 왔습니다. 맛있더군요. 영주 복숭아...
모든 시설들을 돌아보려면 꽤 많은 시간이 필요할 듯 싶지만, 가볍게 돌아본다면 소수서원과 선비촌은 2~3시간에 돌아볼 수 있을 듯 싶습니다. 소수서원의 소나무 숲도 아름답고, 서원과 선비촌 사이의 시냇물도 시원하고, 선비촌은 지금까지 가보았던 옛날 민속촌 중에서 매우 마음이 가는 곳 중 하나입니다.
영주에 가신다면.. 다음에 이야기할 부석사와 더불어 꼭 가보셔야 할 곳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