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고 단단한 노트북 델 래티튜드 7370 ( Dell Latitude 7370 ) 구매기

2017. 2. 22. 12:25일상/사용기

작고 단단한 노트북 델 래티튜드 7370 ( Dell Latitude 7370 )





약 4년 전 구매한 노트북이 맛이 갔습니다. 기가바이트 U2442 모델인데, 아이비브릿지 i5-3210M(2.5Ghz) CPU를 사용하고 화면 해상도 1600*900, HD Graphics 4000, 지포스 GT640M, mSATA 128GB 의 스펙을 가진 14인치 노트북입니다. 아직도 충분히 현역으로 사용 가능하고, 무게도 1.6Kg 정도로 준수한 녀석입니다.  최근 배터리가 맛이 가고, 노트북 팬 소음이 너무 심하게 나는 관계로 AS를 신청해볼까 문의한 결과, 최소 19만원(배터리교체)에서 최대 35만원(배터리교체 + 팬교환) 정도의 비용이 예상되었습니다.


기존에 사용하던 기가바이트 U2442N



고민 끝에 새 노트북을 구매하기로 합니다. 


제가 주로 사용하는 용도는 프로그래밍, 웹 서핑, 프리젠테이션 등이 되겠네요. 과거에는 게임도 주된 용도였지만, 나이가 들고, 생업에 집중해야 하는 시기이다 보니, 자연스럽게 게임은 노트북의 용도에서 벗어나게 됩니다. 게다가 늙고(?) 병들어(?) 가벼운 노트북이 필요하기 때문에 더더욱 게임을 용도에 넣기는 어렵죠.


따라서 평소에 눈여겨 보았던 녀석들을 살펴봅니다. 델 XPS 13, LG 그램, 삼섬 노트북9.. 등등.. . 사실, 한 때는 그램에 꽂혀있었었는데, 어느 날인가 XPS 13에 꽂힌 이후로, 날이 좋아서, 날이 좋지 않아서, 날이 적당해서, 새 노트북을 구매한다면 .. XPS 13을 사리라 마음 먹었던 것이었습니다.



한때 로망이었던 XPS 13


기존에 사용하던 14인치 노트북이 컨퍼런스나 어떤 발표회장에서 꺼내면 그 크기 때문에 약간 부담스러운 면이 있었습니다. 하지만 XPS 13은 13.3인치의 화면을 가지고도 12인치 정도의 크기를 내는 녀석이었습니다. 사진을 보시면 아시겠지만, 베젤에 매우 좁아서 딱 봐도 작아보이죠. 게다가 델 공홈에서는 울트라 샤프 모니터로 유명한 델에서 뭔가 막 있어 보이는 13인치의 인피니티 엣지 디스플레이를 11인치 크기 노트북에 맞췄다고 자랑하고 있습니다. 래티튜드를 14인치 노트북과 크기를 대어보니 11인치까지는 아닌거 같은데..



무시무시한 델 공식 홈페이지의 xps 가격


하지만 보시다시피 가격이 만만치 않습니다. 메모리 8기가의 i5 프로세서를 사용한다고 해도 154만원이나 하는군요. 자연스럽게 중고로운 평화나라.. 중고나라에 매복하기 시작합니다. 2016년 모델인 9360 시리즈는 중고나라에서도 비싼 가격을 보이고 있었고, 2015년 모델인 9350 시리즈가 80~100 만원을 왔다갔다 하고 있었습니다. 그래서 가장 좋아보이는 9350 i7-6560 모델을 질러볼까 타이밍을 잡고 있었죠.


그러다 마주친 녀석이 델 래티튜드 7370 입니다.


델 래티튜드 7370


외모는 XPS13 과 거의 똑같습니다. 혹자는 XPS13의 업그레이드 버전이라고도 하고, 공식적으로는 기업용으로 나온 녀석입니다. 실제로 많은 부분들이 XPS13에 비해 좋지만, 단 한가지, CPU가 매우 다운그레이드입니다. XPS 시리즈가 i 시리즈의 u 타입 CPU를 사용하는데, 이 녀석은 M 시리즈의 CPU를 사용합니다. 그 중 가장 성능이 좋은 CPU가 M7-6Y75 입니다. CPU는 컴퓨터의 심장인데 다운그레이드라니.. 다운그레이드라니.. CPU 벤치마크 사이트에서 M7-6Y75를 보면, 기존에 사용하던 노트북 CPU인 i5-3210m 보다도 더 점수가 낮습니다. 그래서 CPU만 보고 이 녀석을 제끼려고 했습니다.


Intel Core i5-3210M @ 2.50GHz : 3792

Intel Core m7-6Y75 @ 1.20GHz : 3585

cpu 벤치마크 결과



지금은 판매하고 있지 않지만, 우리나라 델 공식 홈페이지에서 이 녀석의 최고 사양이 200만원이 넘는 가격에 판매되고 있었습니다. CPU 성능도 떨어지는데 기타 잡다구리한 기능이 뭐가 얼마나 좋다고 XPS보다 더 비싼것인가라는 생각을 하며, 중고나라에서 7370도 검색해보니, 주로 델 리퍼비시 제품이 올라오는데, 이 녀석의 가격도 100만원 +- 의 가격대를 형성하고 있었습니다. 게다가 XPS13 은 AS기간이 얼마 남지 않은 녀석들이 대부분인데, 이 녀석은 기본 AS가 3년인 녀석들이라, 대부분 2년 반 이상의 AS기간이 남은 녀석들이었습니다.


비싸네 라고 생각하면서 latitude 7370 도 자세히 검색해봅니다.


검색해보니, "이 포스팅은 Dell과 Microsoft로 부터 제품을 협찬받아 작성되었습니다" 라는 문구의 블로그 글들이 많이 보입니다. 대부분 좋다, 게임 - 특히 오버워치 - 도 가능하다 라는 내용들이 비슷비슷했습니다. 그 중에서는 씨디맨님의 글이 latitude 7370에 대한 모든 것을 보여주는 좋은 글이었고, 저 역시 그 포스팅에 많은 영향을 받았습니다.


씨디맨님의 포스팅 : 가벼운 노트북 델 7370 비지니스 노트북



계속해서 중고나라를 검색하다보니, 델 노트북은 사양이 너무나도 다양했습니다. 검색을 통해 델 아울렛에 들어가 직접 살펴보기도 했습니다. 워낙 사양이 다양하지만, 델 아울렛보다는 중고나라가 더 싸긴 했습니다. 계속해서 알아보니, 최근에 나오는 중고매물들이 작년 9월경 델 아울렛에서 쿠폰을 통해 싸게 구입한 녀석들인 걸로 보였습니다. 정말 싸게 구하신 분들은 중고나라에서 100만원 정도에 파는 물건들을 80만원 정도에 구매한 것으로 추정되더군요..


그러던 와중, 우연히 뽐뿌를 지나가다가 델 아울렛에서 7370을 싸게 구할 수 있다는 얘기에  저도 델 아울렛에 도전해보기로 합니다. 델 아울렛은 결제도 힘들고, 배송되다가도 리턴되기도 하고, 아무튼 한국에 있는 소비자가 구매하기 매우 어렵다는 곳이라고 합니다.



결제도 어렵고, 고객 대응도 느린 델 아울렛


뭐 어찌되었든 저도 일단 도전해보기로 합니다. 



지금은 당시 싸게 나왔던 물건들이 모두 팔려나가서, 쓸만한 - 제가 느끼기에 - 녀석들은 800~900 달러가 넘어가는데,  당시에는 중고나라에서 100~110만원에 파는 모델과 비슷한 녀석들을 600달러 후반대에서 700달러 중반대의 가격으로 구매할 수 있었습니다. 환율과 관세 10% 및 배송비를 적용해도 중고나라보다 몇 만원 이상 싸게 살 수 있었습니다. 더 좋은 가격들도 있었다고 하는데, 제가 검색할 때에는 그나마 좋은 가격대의 물건들이 남아있었죠. 남은 물건 중 좋아보이는 물건을 하나 골라서, 결제를 시도합니다. 카트에 올려놓고, 결제를 끝낼 때까지 15분의 시간을 주는데, 이 시간이 지나면 아마 다시 상품 목록으로 올라가는 듯 합니다.


이런저런 항목들을 입력하기 위해 고생 고생하다가, 결국 모두 입력하고, 페이팔로 결제를 시도해봅니다. 안된답니다. 아마 미국 페이팔 계정만 되는 듯 합니다. 두 번째로 하나 아멕스카드로 결제해봅니다. 뽐뿌같은 곳에서 검색해보니, 하나 아멕스 카드는 결제가 된다고 합니다. 운이 좋게도 저도 하나 아멕스 카드가 있었군요..




하나 아멕스카드로 결제를 하니, 결제가 성공했습니다. 위 이미지에서도 보시면 아시겠지만, 주문 받았다는 메일이 오고, 주문이 승인되었다는 메일이오고, 주문이 쉽 되었다는 메일이 옵니다.  정말 운이 좋게도, 첫 시도에 노트북 구매를 성공했네요. 2월 7일에 배송이 시작되어서 2월 13일 배대지에 도착하기까지 혹시나 리턴되면 어쩌나 가슴을 졸였지만, 다행이 페덱스는 Delivered 를 찍어줬고, 배대지에서는 도착 하루 뒤 입고처리를 해줍니다. 유명 배대지가 아니었기에, 월요일 - 한국시각 월요일- 도착한 물건은 화요일 비행기를 타야 했으나, 배대지의 늦은 입고 처리로 인해 목요일 비행기를 탔고, 금요일에 한국에 도착해서 재빨리 관세처리까지 마무리 지었지만, 결국 또 주말을 넘겨 월요일에야 제 손에 들어오게 됩니다. 주문 후 손에 들어오기까지 무려 16일이 걸렸네요.




긴 기다림 끝에 DELL 박스에 포장된 래티튜드 7370이 도착했습니다. 혹시나 박스가 망가지지는 않았는지 조마조마했지만, 박스 외관도 멀쩡합니다.




고가의 물품을 구매하는 것이다보니, 배대지에 추가 포장 서비스를 요청했습니다. 어디서부터 어디까지가 델의 포장이고, 어디서부터 어디까지가 배대지의 포장인지 모르겠지만, 뾱뾱이로 잘 감싸져 있고 - 아마 배대지 포장 - , 델 박스의 내부 구조도 노트북이 충격을 받지 않도록 잘 구성되어 있었습니다. 내부 구성품은 단순합니다. 노트북 + 충전기...



먼저 전면입니다. 검은색 카본 필름이 씌워진 녀석입니다. 알루미늄 상판과 카본 상판이 있는데, FHD 모델임에도 카본 상판을 득템했습니다. 돈을 좀 더 투자해 고상양으로 구입한 보람이 있네요. 중고나라에 나오는 녀석들은 주로 해상도가 QHD (3200*1800) 인 녀석들에게만 카본 상판이 존재합니다. FHD는 대부분 알루미늄 상판이라고 하더군요.




후면도 약간 탄성이 있는 재질로 이루어져 있습니다. 정확히 어떤 재질인지는 제가 잘 모르겠네요. 기존에 사용하던 U2442 가 딱딱한 플라스틱 질감이었다면, 이 녀석은 약간 고무 느낌이 나는 플라스틱이랄까.. 아무튼 더 고급스러운 느낌입니다. 팬리스 시스템이라 송풍구가 없습니다. 송풍구가 없으니, 먼지도 안 들어갈테고, 더 오래 쓸 수 있겠죠.





키보드 쪽도 큰 이상이 없습니다. 후면 발광 키보드가 적용되어 있고, 오른쪽 하단에 보이는 것은 지문인식 장치입니다. 윈도우 로그인 시에 비밀번호 대신 지문 인식을 사용할 수 있으나, 큰 의미가 있는지는 모르겠습니다.




사진이 매우 구리게 나왔는데, 화면해상도 FHD, 안티글레어 코팅인데, 정말 보기 편안한 화면입니다. QHD의 경우 터치 가능한 패널이라, 위 화면 위에 터치 패널이 덧 대어져 있는 듯한 모습입니다. 프로그래머에게는 FHD가 좋을 듯 하고, 화면을 놓고 설명이 필요한 비지니스맨들에게는 QHD가 좋은 선택일 듯 싶습니다.


일단 외모는 100점 만점에 100점이고, 이 녀석을 들어서 만져보면 꽤나 묵직합니다. 리더는 묵직해야 할까요. 스펙상 1.1kg 대의 가벼운 녀석인데 매우 묵직한 느낌입니다. 매우 단단하게 느껴지기 때문에, 저는 그런 묵직함이 더 좋습니다. 하단에는 미끄럼 방지를 위한 2줄의 미끄럼 방지 고무가 튀어 나와있는게 하판 화면에 보이실 겁니다. 기존에 쓰던 노트북은 밀면 밀렸는데, 이 녀석은 밀어도 바닥에 딱 붙어있습니다.


이클립스를 세팅해서 아주 잠시 써 보았습니다. 느낌상 i7-1231v3 를 사용하고 있는 데스크탑 시스템에 비해 구동이 느린듯 안 느린듯 잘 모를 정도의 구동 시간을 보여주고 - 느낌이라 매우 다를 수 있습니다 - 디스크는 SSD이기 때문에 소리는 없고, 팬도 없는 팬리스 시스템이라 꺼져 있으나 켜져 있으나 매우 조용합니다.


8기가 램에 SSD 256 모델이 100만원.. 16기가 램에 SSD 512 모델은 120만원 아래쪽으로 중고나라에서 구할 수 있는데 - 단순 사양만 비교하면 제가 구매한 녀석은 중고나라가 더 쌀 수도 있겠네요 ㅠㅠ -, 이 정도 느낌의 노트북이라면 그 정도 가치는 충분하다고 생각됩니다. 이 녀석의 묵직함을 맛 보고, 그램이나 삼성 올웨이즈를 만져본다면, 가볍긴 하지만 뭔가 허전함을 느낄 수도 있을 거 같습니다. 그램이나 올웨이즈 역시 좋은 노트북이고, 래티튜드나 xps에 비해 가벼운 무게의 잇점은 분명 월등합니다.


아직 많이 만져본 상태는 아니지만, 업무용 혹은 코딩용으로 매우 추천할만한 제품인 듯 합니다. 제 경우는, 메인 PC가 따로 있기 때문에 1년 365일 이 녀석만 만지는 경우가 아니라, 노트북을 주 업무용으로 쓰실 때와는 다를 수 있으니, 그 점은 참고하여야 할 듯 하구요.. 기회가 되면 좀 더 이 녀석에게 익숙해진 후 다시 포스팅을 노려보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