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6. 10. 26. 12:41ㆍ일상/여행기
금요일에 에버랜드 방문하기
저는 원래 주말에 에버랜드에 가지 않습니다. 그 수 많은 인파도 그렇지만, 놀이기구를 이용하거나, 사파리를 관람하기 위해 2시간 동안 줄을 서서 기다리는 것들을 못하기 때문이지요. 큰 아이가 학교에 다니기 전에는 보통 5월이나 9월에 한 번 쯤 에버랜드를 방문했었는데, 큰 아이가 학교에 들어가고 나서부터는, 봄이나 가을에 단기 방학을 하면 방문하게 되는군요.
그래서 약 2년여만에, 큰 아이가 가을 단기방학에 들어간 지난 금요일 에버랜드에 다녀왔습니다.
에버랜드 입장권은 온라인 최저가를 찾아도 쉽게 찾을 수 없습니다. 가장 싼 가격은 "에버랜드 스마트예약" 인데, 본인 최대 62%의 할인을 받을 수 있더군요. 다만 실적이 충족된 카드가 하나밖에 없어서 평일 본인 19,000원 과 동반 3인 우대를 통해서 다녀왔습니다. 에버랜드 사이트의 결재 시스템이 잘 되어있으니, 실적을 충족하는 카드가 여러장 있다면, 에버랜드 사이트를 이용하는게 제일 싸게 에버랜드를 이용할 수 있는 방법입니다.
10월 21일 금요일의 에버랜드 오픈 시간은 9시 30분입니다. 오픈 시간에 맞춰서 에버랜드에 도착했는데, 단체 입장객이 많아서 그런지 9시 20분부터 입장을 했다고 하더군요. 단체 입장객과 개인은 다른 입구로 들어가는데, 단체쪽 사람들의 물결이 어마어마했습니다. 주말의 인파를 피해서 평일에 왔는데, 평일에는 단체로 오시는 분들이 많은게 함정이었습니다.
먼저, 키즈커버리를 오후 4시 타임으로 예약을 하고, 로스트밸리로 향했습니다. 근처에 옹기종기 모여있는 로스트밸리/아마존익스프레스/사파리는 대부분 줄이 길지 않았습니다. 하지만, 아마존 익스프레스의 대기시간은 40분이었고, 먼저 향한 로스트밸리도 30분 이상 줄서서 들어간 듯 합니다.
동물 친구들을 만나고, 다음 코스는 아마존 익스프레스.. 이미 대기시간은 60분으로 늘어나 있었지만, 주말에 비하면 얼마나 짧은 시간입니까... 짧은 시간에 안도하며 아마존 익스프레스를 즐기면서 동영상 하나 찍고 나오니, 대기시간은 80분으로 늘어나 있었습니다.
동물 구경 한 번 하고, 놀이기구 하나 탔더니, 11시가 넘어갑니다. 에버랜드에 오면 시간은 참 빨리 갑니다. 다음은 식사 장소를 물색하면서 큰 아이가 그토록 타고 싶어하는 T익스프레스쪽으로 가 봅니다. 무슨 줄인지 긴 줄이 하나 있습니다. 딱 봐도 T익스프레스 줄입니다만, 큰 아이는 입구까지 가서 확인합니다... 줄의 끝을 확인해 보았더니 대기시간 160분입니다. ( 헐 ).. 점심시간도 가까와 오는데 기다리시는 분들이 대단합니다.
T익스프레스 줄 끝에서 오른쪽을 보니 저 멀리 미스테리 멘션이 보입니다. 역시 인기가 별로 없어서 대기시간 40분 정도입니다. 다만 실내라 매우 덥습니다. 40분 기다리고 또 금방 미스테리 멘션을 경험하고 나옵니다. 몇 분 즐기지도 못하는데 1시간 2시간 넘게 기다려야 합니다.
점심을 먹기 위해 버거까페 유럽으로 갑니다. 이 곳에도 줄이 엄청 길고, 테이블이 꽉 차 있습니다. 단체로 온 학생들이 대부분 버거까페로 오는 듯 합니다. 다행이 단체 줄과 개인 줄이 구분되어 있어서 주문하기까지 10분 정도밖에 안 걸립니다. 탄산음료와 버거로 이루어진 세트가격이 안드로메다행 열차가격입니다. 초딩 유딩을 포함한 4인 가족인데 머슈룸 비프버거 2개, 스파이시 치킨버거세트, 프렌치프라이를 주문했습니다. 우리는 가방에 먹을 것이 있기 때문이지요. 버거 가격은 쎄지만, 맛은 그래도 괜찮네요..
점심을 먹은 후, 본격적으로 놀이기구를 이용하기 위해 이동합니다. 둘째 아이 키로 이용 못하는 놀이기구가 많아서, 엄마+큰아들, 아빠+작은아들로 팀을 나눕니다.. 엄마+큰아들은 범퍼카를 이용하기 위해 줄을 섭니다. 평소에는 줄이 더 길었겠지만, 역시 대기시간은 60분 정도입니다.
60분을 때우기 위해, 아빠+둘째아들은 범퍼카 옆의 스카이댄싱으로 이동합니다. 줄도 짧고, 한 번에 타는 사람도 많아서 엄마+큰아들이 줄 서 있는 와중에 이미 타고 나옵니다. 이 곳은 유치원 아이들이 단체로 이용하러 오는 곳이라, 어린 아이들과 인솔하시는 선생님들이 많이 있습니다.
스카이댄싱을 이용하고 나서도 엄마+큰아들은 계속 줄을 서 있었기 때문에, 또 남은 시간을 때우기 위해 매직 쿠키 하우스로 이동합니다. 딱 봐도 어린이 놀이터입니다. 게다가 아빠는 같이 들어갈 수 없습니다. 드디어 아빠의 쉬는 시간이 찾아왔습니다. 줄을 서서 차례대로 이용하고, 직원들도 옆에서 잘 돌봐주기 때문에 안전하게 보입니다. 이용시간은 짧지만 기다리는 줄이 있으므로 10~20분 정도의 여유시간을 가질 수 있습니다. 작은 아이가 두 번 놀고 나오니, 엄마+큰아들이 옵니다..
아이스크림과 집에서 가져온 간식을 먹고, 큰 아이는 먼저 매직 스윙을 이용하겠다고 혼자 나섭니다. 하지만 자유이용권을 가져가지 않아서 찾으러 갔는데 보이지 않습니다. 줄 서 있는 입구쪽에서 이용권 확인을 하는데, 첫 째 아이는 그냥 통과했나 보더군요. 아무튼 잠시나마 아이의 위치를 확인할 수 없어서 당황했습니다. 큰 아이가 나오고 나서 작은 아이도 타보겠다고 잠시 줄을 섰지만, 이내 포기하고 작은 아이는 다시 매직 쿠키 하우스를 이용하러 갑니다.
엄마+큰아들은 이제 아빠+작은아들을 멀리하고 피터팬을 이용하러 갑니다. 역시 대기시간은 40분 정도군요. 엄마+큰아들은 피터팬으로 보내고, 작은 아들은 매직쿠키하우스에 넣어놓고, 아빠는 쉽니다.. 쉬어야 삽니다. 피터팬과 매직 스윙을 이용하고 나니 3시 30분이 되어 갑니다. 이제 4시에 예약이 되어 있는 키즈커버리로 이동합니다.
키즈커버리는 실내 놀이터인데, 매 시 정각부터 약 45분정도 이용할 수 있습니다. 바꿔 말해서 아빠와 엄마가 45분 정도 쉴 수 있는 곳이라는 이야기죠. 물론, 저처럼 이제 아이들에게 익숙해진 아빠들은 그렇고, 초보 아버님들은 열심히 아이들 사진을 찍어주십니다. 이 곳은 키 125cm 이하의 어린 아이들이 노는 곳이어서, 큰 아들은 얌전히 앉아서 책만 보고 나왔습니다. ^^. 이제 둘 째도 곧 키가 125가 넘어갈 것이기에, 내년부터 저희 가족은 방문하지 못하는 곳이 되겠네요.
5시가 되어 또 다시 놀이기구를 향해 이동합니다. 이번엔 콜럼버스 대탐험.. 즉 바이킹을 이용하기로 합니다. 줄이 그리 길지 않네요. 그리고 실제 타는 곳 근처까지 갔더니, 가운데쪽 자리는 줄이 거의 없습니다. 양 끝 쪽 자리만 사람들이 우글우글 하는군요. 저희는 가운데쪽 자리로 들어갑니다. 빨리 타고 가는게 좋거든요. 가운데쪽 자리지만 속은 역시나 울렁울렁 합니다. 콜럼버스 대탐험의 여파로 아이 엄마는 다음 놀이기구에 아빠와 아이들을 맞기고 잠시 쉬어갑니다.
저녁 식사시간이 가까와져서 밥도 먹을겸 겸사겸사 이동하는 와중에 이솝빌리지에 들렀습니다. T익스프레스에 꽂힌 첫째는 싫어했지만, 아주 작은 롤러코스터인 레이싱코스터를 탑니다. 생각보다 줄이 길었습니다. 콜럼버스 대탐험도 금방 이용했는데 - 20~25분 정도 기다린 듯 - 이 녀석은 40분 넘게 기다립니다. ㅠㅠ 하지만 이용시간은 1분도 안되는 것 같습니다. ㅠㅠ
이제 저녁을 먹으로 이동합니다. 이미 날은 어두워졌습니다. 사람들은 퍼레이드를 보기 위해 준비하기도 하고, 저희처럼 식사를 하러 가기도 합니다. 첫 목표였던 중식당 "차이나 문"으로 이동했지만, 사람들이 엄청나게 줄 서 있는 것을 확인한 후, 중식은 포기하고 한식을 이용하기 위해 '한가람'으로 이동합니다. 한 가람은 위치가 눈에 잘 띄지 않는 곳에 있기 때문에 한가하지 않을까 생각했지만, 이 곳도 줄이 좀 있습니다. 그래도 15~20분 정도 대기 후 자리를 배정받고 앉았습니다. 위 설명과는 다르게 비빔밥이나 쇠고기 국밥은 주문할 수 없었고, 김치찌개 반상 - 기본2인분- 과 고등어구이 반상, 그리고 공기밥 1개를 추가해서 식사를 했습니다. 역시나 가격은 좀 나가지만 맛은 괜찮더군요. 첫 째와 둘 째 모두 자기 몫을 모두 해치우고, 마지막 놀이기구 이용을 위해 이동합니다.
마지막으로, T익스프레스를 이용하기 위해 왔습니다. 이용권을 확인하는 T익스프레스 입구에도 줄은 보이지 않습니다. 대략 대기시간 60분입니다. 작은 아들은 T익스프레스를 이용할 수 없으므로 엄마와 큰 아들만 보냅니다. 그 사이 아빠와 작은 아들은 근처에서 벌어지는 공연도 보고, 오락실도 이용하고, 선물 가게도 구경합니다. 1시간이 더 걸린 것 같은 시간이 지난 후에 엄마와 큰아들은 돌아왔습니다. 무섭기도 하고 재미있기도 한 듯 하군요. 큰 아들은 다음에 또 타보고 싶다고 합니다. 아빠는 롤러코스터 그리 좋아하지 않는데, 큰 아들은 매우 좋아하네요.
정확히 나온 시간을 기억하지 못하지만, 아침 9시 반부터 저녁 9시경까지 하루를 보냈습니다. 기다리는 시간이 꽤 있었긴 해도, 하나하나 적어보니, 나름 여러 놀이기구를 이용하고 왔네요. 에버랜드에 가서 사파리를 구경하지 않고 나온 것도 처음이고, T익스프레스를 이용하고 온 것도 처음입니다. 단체 관광객 인파에 놀라기는 했지만, 에버랜드는 역시 평일에 이용해야 그나마 이거저거 이용하고 올 수 있다는 걸 다시 한 번 확인했습니다. 아이와 에버랜드를 즐기고 싶으신 아빠분들은, 가능하다면 평일에 월차내고 이용하시고, 주말에 일하시는게 좋을 듯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