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면산 넘어 출근하기...

2016. 7. 4. 17:18일상

우면산 넘어 출근하기




오늘은 올해 들어 실행한 일 중, 가장 잘했다고 생각되는 것을 적어봅니다. 바로 우면산을 넘어서 출근하는 것인데요. 우면동으로 이사온 지가 4년이 넘었고, 사무실이 남부터미널 근처로 이사한 지도 벌써 1년이 지났습니다. 주말에 사무실에 나갔다가 퇴근하는 길에 몇 번 산을 넘어서 퇴근해보기는 했으나, 출근하는 길엔 버스를 이용했었는데, 지난 4월 드디어 산을 넘어 출근하는 첫 발걸음을 뗍니다.




미세먼지와 황사에 같힌 예술의 전당


위 사진은 우면산 정상에서 바라본 예술의 전당 및 서초구 전경입니다. 황사가 장난이 아니네요.. 4월 초에 찍은 사진같은데, 올해는 정말 좋았던 날이 거의 없었던 거 같습니다. 정상에서 찍은 사진을 몇 장 더 올릴 예정이지만, 미세먼지가 없는 날이 없었습니다. 평소 운동을 거의 하지 않았기 때문에 폐활량이 거의 제로 수준이었는데, 이런 먼지를 마시면서 산을 넘어다니니, 밤마다 콧물이 마를 날이 없더군요.




여기저기 진달래



동네 꽃밭



무슨꽃인지 향기가 정말 좋았습니다.



황사와 미세먼지가 괴롭히긴 했지만, 산을 넘어서 출근하는 동안 얻은 것이 정말 많습니다. 위 사진에서 보듯 매일 매일 바뀌는 환경과 아름답고 향기로운 꽃들을 만나고, 새들이 지저귀는 소리를 들으며 출근하는 것이 쉽게 얻을 수 있는 것은 아니지요. 우면산에는 닭둘기(비둘기), 닭따구리(딱따구리), 까닭(까치), 닭마귀(까마귀) 등의 새들이 많이 눈에 띕니다. 물론 이름 모를 새들도 더 있기는 합니다.


앞서 잠시 이야기했지만, 제가 운동을 거의 안하는 관계로, 몇 미터만 전력질주를 해도 헥헥거리고, 하늘이 노래지는 정말 바닥까지 내려가 지하실을 파고 있는 체력을 가지고 살아가고 있었습니다. 한창 때에 비해 불어난 체중을 지탱하는 다리는 근력이 부족해서 가끔 발목이 삐기도 하는 일도 잦았구요.


처음 산에 오를 때에는 거지같은 체력에 조금(?) 힘들었습니다. 우면산 정도의 산을 넘어가는 것이 힘들다라고 표현하니 정말 쥐구멍에라도 들어가고 싶어지는군요. 하지만 하고 싶은 이야기는 그것이 아닙니다. 우리 몸은 금방 적응을 합니다. 오늘 힘들게 산을 올랐다면, 내일은 분명 훨씬 쉽게 산을 오를 수 있도록 준비하는 것이 우리 몸입니다. 등산코스에 따라 조금씩 달라지지만, 처음 산을 넘어 출근할 때 1시간 2분 정도 걸리던 시간도, 6월 중순에는 55분 이내로 주파가 가능해졌습니다. 불과 몇미터만 전력질주해도 헥헥거리던 폐활량은 100미터를 전력질주해도 가볍게 숨을 고를 수 있는 수준까지 금방 올라왔습니다. 허파는 충분히 숨을 들이쉴 수 있는 능력을 키워갔고, 다리는 몸을 지탱할 수 있도록 더 튼튼해졌습니다. 솔직히 몸이 그렇게 빨리 변하리라고는 기대하지 못했는데, 한 주 한 주 지날 때마다 체력이 좋아지는 것이 느껴집니다. 



조금 더 봄을 맞이하여 조금더 푸르러진 나무들


위 사진의 날은 날씨가 꽤 좋았던 날임에도 불구하고, 미세먼지가 끼어있는 것이 눈에 띄네요. 그래도 저 멀리 남산과 북한산까지 보이는 게 좋은 날씨라는 것을 말해주네요. 나무들도 더 푸르러지고, 이제는 청바지를 입고 산에 오를 수 없는 때가 되었습니다. 그래서 과감하게 등산복 바지를 착용하고 출근하기로 결정합니다. 물론 사무실에 바지를 하나 두고 갈아입기로 합니다.





같은날인데 여의도쪽보다 역삼동쪽이 훨씬 뿌옇습니다.


이제 나무들은 완전히 푸르러졌습니다. 우면산 등산로의 경우 대부분 그늘이 져 있음에도 불구하고 땀이 많이 납니다. 하지만 샤워할 곳이 없기 때문에 그냥 말리기로 합니다. 미세먼지는 좋아질 기미가 안 보입니다. 여의도쪽에 비해 강남/역삼동 쪽이 훨씬 뿌옇습니다. 해가 오른쪽에 있는데, 빛의 방향 때문에 더 그렇게 보일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올해 미세먼지는 정말 심하네요.




LG헬스의 기록


6월 14일을 마지막으로 현재 장마때문에 잠시 쉬어가고 있습니다. LG헬스 어플의 거리는 걸음 숫자와 거리가 비례하는 거 같습니다. 나름 GPS로 정확한 거리를 뽑아줄 거라 생각했는데, 측정된 걸음이 줄어든 만큼 거리도 줄어듧니다. ㅠㅠ 그래도 대략 속도는 분당 9킬로, 이동거리는 5킬로 정도 나옵니다. 집에서 나와 버스를 타고 사무실에 들어갈 때까지 25분에서 30분 정도 걸리는데, 걸어서 50분에 사무실까지 갈 수 있고, 더불어 1300원을 아낄 수 있다면 해봐야 하지 않겠습니까? 걸음 수도 거의 1만보에 가깝게 측정되는 걸로 보아, 하루 운동량으로는 괜찮아 보입니다.


이 동네에 살고, 사무실이 계속 저 곳에 있는 한, 꾸준히 산을 넘어 출근해야겠습니다.